• 세계화가 끝나고 파편화된 세상에서 전쟁과 갈등이 일상화되는 현상.
• 미국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의도적으로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디베이스먼트 전략.
• 실물 경기는 나쁘지만 돈의 힘으로 주식과 부동산 금값이 오르는 에브리띵 랠리.
지금 우리가 마주한 세계 경제는 거대한 퍼즐 판이 뒤집히는 것과 같습니다. 과거 200개가 넘는 나라들이 서로 돕고 무역하며 하나의 그림을 맞추던 세계화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그 퍼즐 조각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파편화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경제의 기초 단어들을 아주 쉬운 비유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금리는 돈을 빌릴 때 내는 월세와 같아서 월세가 비싸면 아무도 돈을 빌리지 않으려 합니다. 환율은 우리 나라 돈의 힘이 얼마나 센지를 보여주는 팔씨름 점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채권은 정부나 회사가 돈을 빌리고 써준 차용증이고, 금은 세상이 전쟁이나 전염병으로 시끄러울 때 도망칠 수 있는 가장 튼튼한 방공호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식은 잘나가는 회사의 조각 케이크를 사서 그 성장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이 기본 개념들이 지금의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것이 투자의 첫걸음입니다.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뉴스를 보면 분명 경기는 최악이라고 하고 자영업자는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왜 주식과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오르는 걸까요. 그 비밀은 바로 실물 경제와 자산 시장의 괴리에 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사는 동네 시장의 경기와 여의도 금융가의 흐름이 완전히 따로 놀고 있는 겁니다. 보통 경기가 나빠지면 사람들은 지갑을 닫고 기업은 투자를 줄입니다. 그러면 정부와 중앙은행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라는 돈의 월세를 깎아주고, 수도꼭지를 틀어 시중에 막대한 양의 돈을 공급합니다.
이렇게 풀린 돈들은 공장을 짓거나 사람을 고용하는 데 쓰이기보다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이나 부동산, 금 같은 자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갑니다. 결국 경제 체력은 약해져 가는데 링거를 맞아 억지로 힘을 쓰는 것처럼 자산 가격만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조종자가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디베이스먼트, 즉 돈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들이 부자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가 빚을 내서라도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추려 하는 이유는, 돈의 홍수를 일으켜 내 주머니 속의 달러 가치는 떨어지더라도 내가 가진 집값과 주식 가격이 숫자로 올랐을 때 사람들은 경제가 좋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미국은 정부 셧다운이나 실업률 증가 같은 나쁜 뉴스조차 금리를 낮추기 위한 명분으로 활용합니다. 경기가 어려워져야 돈을 풀 수 있고, 돈을 풀어야 자산 시장이 오르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되는 것입니다. 중국이나 일본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도 각자도생을 위해 이 흐름에 휩쓸려 가고 있으며, 결국 전 세계적인 유동성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내 돈은 어디로 움직여야 할까요. 여기서 우리는 희소성이라는 개념을 떠올려야 합니다.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무한대로 찍어낼 수 있는 종이돈과 달리, 금이나 좋은 입지의 부동산은 그 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면 목욕탕의 수위가 올라가듯, 돈의 양이 늘어나는 속도가 집을 짓거나 금을 캐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만 자산을 살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지금처럼 전쟁이 끊이지 않고 국가 간의 갈등이 심해지는 불안한 시기에는 내 돈을 지켜줄 안전한 방공호인 금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게 됩니다. 동시에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사람들은 주식과 부동산으로 몰려들게 되며, 이것이 바로 모든 자산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에브리띵 랠리의 실체입니다.
결론적으로 2026년까지 우리는 저성장과 고물가라는 어려운 파도 속에서도 자산 가격은 상승하는 기이한 시장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돈 풀기 전략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에도 유동성의 바람이 불어올 것입니다. 물론 중간중간 물가가 너무 치솟아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라는 공포감에 시장이 출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경기가 나쁘다는 뉴스만 보고 겁을 먹어 투자를 멈춘다면, 가만히 앉아서 내 돈의 가치가 녹아내리는 것을 지켜봐야만 합니다. 다가오는 2026년은 현금을 쥐고 있는 사람이 가장 가난해지는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흐름을 읽고 공포를 이겨내어, 풀려나가는 돈의 파도 위에 올라타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